Friday, February 29, 2008

이민자 정책의 일관성?

BBC Newsnight을 보다 보니 오늘 새로 시작한 Points-based immigration system의 시작과 관련한 두 관점이 대비되어 나온다. 새로 시작한 제도는 기존에 80여가지로 난립되었던 이민제도를 다섯 개 카테고리로 나누고, 점수제를 도입하여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였다. 그 중 첫번째 카테고리 T1이 오늘 자로 시작되었다. 기존의 Highly Skilled Migrant Programme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 제도에 의해 영국 잔류 또는 이주를 신청하면 신청자는 자격 요건에 따라 점수가 매겨져 총 합산 점수가 75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 자격 요건에는 학위, 나이, 신청일 직전 1년치 연봉, 영어 숙련도 등이 있으며, 영국에서의 학위 취득, 직무 경험이 있으면 보너스 점수 5점을 받을 수 있다.

노동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Keith Vaz 의원. Home Affairs Committee 의장이기도 한 그는 방송에서 주장하길,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점수제 이민제도가 이주노동자의 숫자를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이라 하며, 그 이유로 영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비숙련 노동자의 이주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EU에서 영국으로의 이주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계속 지지한다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얼마나 어폐가 있냐 하면, 현재 영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인한 대중의 불만이 고조되는 주된 이유는 새로 EU에 가입한 동구권 국가에서 영국으로의 비숙련 노동자 이주가 급격히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Non-EU 국가에서는 이미 여러가지 제도적 제한으로 인해 비숙련 노동자가 이주하기는 이미 어렵게 되어 있는데 엉뚱하게 비숙련 노동자 문제를 이들에게 전가하는 격이다. Non-EU 국가에서의 비숙련 노동자 증가는 주로 밀입국으로 인한 문제이지, 정식 제도를 통한 이주는 이미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Keith Vaz의 말은, 그리고 노동당의 주장은, EU에서의 이주는 계속 지지하면서, 동시에 비숙련 노동자 증가로 인한 사회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점수제 이민제도를 도입하여 비숙련 노동자를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불청객이 밀려 드는데,그 대문은 그대로 열어 놓고, 정작 내게 도움을 주려는 손님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다니는 뒷문은 더 닫아 버리는 격이다.

Keith Vaz에 비하면, Independent Party 의원의 주장이 더 일관되고 논리 정연하다. 이민자에 대해 비우호적인 Independent Party는 아예 EU 및 Non-EU 국가에서의 비숙련 노동자의 유입을 모두 억제하자는 것이다. 숙련 노동자는 영국 경제에 도움을 주니 이들은 계속 받아들이고, 모든 비숙련 노동자는 선별하여 받아들이므로써 이주 노동자 숫자를 감소시키자는 것이다.

그런데 Independent Party 주장에도 모순이 있다. 합법적으로 이주한 비숙련 노동자들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여 일하므로써 영국 고용주가, 소비자가 이득을 취하는 것은 간과하고 있다. 같은 노동을 영국 시민이 제공하려 한다면 지급되어야 할 임금은 더욱 높아져야 하며, 그 증가분은 고스란히 서비스 가격 상승,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비숙련 이주노동자, 숙련 이주노동자 모두 영국 경제로서는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인데, Independent Party는 이에 대해서는 더 얘기를 안한다.

더 웃긴 상황은 불법 이민, 비숙련 이주 노동자 증가로 인한 사회 문제 (복지 비용 증가, 영국 문화와의 충돌, 사회 통합 저해 등을 주로 이유로 든다)를 다룰 때엔 언론에서 꼭 Asian (영국에서의 Asian은 남아시아 출신을 지칭한다) 과 같은 '유색인종'의 이미지를 취급한다는 것이다. 정작 가장 많은 불법 체류자를 송출하는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고, 비숙련 노동자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은 EU에 신규 가입한 동구권 국가 들인데도 말이다. 이럴 때엔 정말 '백인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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