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13, 2005

"몇 살이세요"

어제 낮에 처음 만난 어느 한국사람...수정이와 먼저 통화를 하고 연락이 되어 잠시 함께 자리를 하였는데, 전형적인 한국적 만남의 시작을 보여 주었다. 수정이와 처음 통화하는 자리에서는:

"그런데 연배가 어떻게 되시나요?...전 **학번인데 그 쪽은요?"

수정이와 처음 대면한 직후에는:

"그럼 71년생이면 34살? 남편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일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나이/출신학교/학번을 따져 확인하는 사람들을 발견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의식은 어떻게 형성되고 관계맺음은 어떻게 발전되는지... 이런 경우 십중팔구 좋은 관계로 맺어지지 못한다는 것이 지난 오랜동안의 경험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았다면 아는 사람과의 관계도 있고 하니 이런 '선후배' '연배'관계를 의식하긴 하지만, 어제와 같은 경우는 평소 피하고 싶었던 관계맺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로 사람됨이 어떤지, 상대방을 자연스럽게 알아나가는 과정에서 신뢰가 생기고 정이 깊어지면 어련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본사항'들을 왜 처음부터 확인하고, 거기에 맞추어 서열관계를 맺고 싶어하는지...

한국인 사회에서 모르는 사람과도 처음 만나면 꼭 듣게 되는 질문들:
1. 몇 학번이세요?
2. 몇 년생이세요?
3. 학부는 어디서 했어요?
4. 무슨 전공 출신인가요?

현재의 '나'와 '너'를 알기에도 시간이 부족할진데, 과거를 들쑤셔서 현재의 '나'에 어떻게 이르게 되었는지를 꼭 확인, 수직적 서열관계를 세우고, 동류적 집단의식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따지고자 한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렇지 않은 사람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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