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6, 2005

'비공식' 6년, '공식' 13년

만6년전 5월 15일 여러 손님들 앞에서 공식커플임을 선언한 기념으로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둘 만의 휴일다운 나들이를 즐겼다. 느즈막히 일어나 '아점'을 먹고, 차이나타운에 가서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China City 딤섬으로 배를 먼저 채웠다. 북경을 떠나온 후 1년반 동안 맛보지 못한 딤섬을 보니 자주 오지 못한 것을 후회... 천천히 시내를 거닐며 신발 쇼핑을 하다 저녁엔 영화 한편... 이후 맥주 한잔 나눈 후 집에 돌아 왔다.

그러고 보니 둘 만의 휴일을 나들이하며 보낸 것이 반년만이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올 초 두 사람의 생일도 제대로 기념 못하고 미루었으니, 무슨 큰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리 쫓기며 지내왔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생각해 보면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챙기며 지내본 적이 없는 '멋없는 신랑'이 되어버렸다. 1주년은 전날 학교에서 밤새우며 프로젝트하다 늦게 들어왔는데 개념없이 선물이라고 화분을 국화화분으로 골라 와서 수정에게 한소리 들었다. 2주년은 연구계획서 제출한다고 하다가 기념일 며칠 뒤에야 베니스 여행을 갔었고, 3주년은 부모님 방문하는 동안이라 간단히 저녁 늦게 둘이 홍대앞 까페로 커피 한잔 데이트로 넘겼다. 4주년은 런던-북경 이렇게 둘이 떨어져 지냈고, 작년은 뭘 했는지 기억이 없으니 별다른 일 없이 정신놓고 지냈던 것 같다.

둘이 처음 데이트 한 날이 8월이면 다가오는데, 달리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결혼기념일 보다는 더 의미가 있는 날이다. 뭐 그렇다고 첫데이트날을 딱히 그럴싸한 기념을 하며 지낸 것은 아니지만서두...그 때에는 가까운 곳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와야겠다.

둘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짧지 않은 세월이 지나서도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지내니 좋고, 서로를 계속 발견해가면서 지내니 더욱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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