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02, 2005

지도교수의 관심이 필요해...

한국에서 학부만 하였기에 대학원에서 학생과 지도교수의 관계는 전해들은 간접경험이 전부이다. 기억나는 선생이 누구냐라고 하면 생각이야 여러분 나지만,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시냐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원했던 것은 존경하는 스승을 만나고 싶었던 것. 그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스승의 기준은 무엇일까 문득 생각해봤는데, 우선 뚜렷한 삶의 기준, 자신을 낮춤으로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낮은 자리를 지향하는 삶의 자세, 실천으로 다듬어지는 배움의 일상화... 너무 이상적인가? ^^;

지금의 지도교수를 석사 하면서 만났으니 이제 5년이 넘게 교류를 한 셈인데, 울 지도교수는 위의 범주에 들어가다 만듯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기대를 많이 가지며 다가가려 했었고, 중간에는 실망을 하며 나름 (내가 느끼기에) 거리감이 생겼기도 했는데... 그렇게 몇 년을 부댖기며 지내다 보니 이젠 흐른 시간만큼 정이 들었는지,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좋은 점은 좋은 점대로 받아 들이며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 쌓기를 하는 중이다. 처음 몇 년간은 만날 때마다 한껏 긴장하며 가끔 '땀'도 흘렸는데, 최근부터는 이웃집 아줌마에게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니 서로에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울 지도교수도 나름 나에 대한 불만이 있을 거다. 가끔 툭 던지는 말이 '넌 참 고집이 세...' 슬쩍 웃으며 이렇게 툭 던지면, 난 나 나름대로 '내가 무슨...' 하고 부인 좀 하는 시늉하다가 '좀 그런면이 있지...'하고 같이 웃어버리고 만다. 뒤끝 없고, 돌려 말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이런 면에서는 지극히 '비영국적'이다) 가끔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젠 그런 면이 오히려 편하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끝내기로 했던 chapter를 제때 못끝내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가 지난 학기 끝나기전 미팅을 갖고 3월 지나기 전까지 꼭 마쳐서 보내주기로 했었다. '남은 기간 잘해보자' 하며 웃으며 헤어졌는데, 결국 또 못끝냈더니 이번에는 평소 답지 않게 '다 되었냐?'라며 연락이 왔다. 자유방임형의 그 분 답지 않게 연락을 먼저 하다니...생뚱맞기도 하면서 나름 그의 관심 (혹은 '추궁' -.-a)이 반갑고 기분좋게 느껴진다. 학위과정 말년에는 지도교수의 관심이 더 받고 싶은 어린아이 심정이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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