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5, 2005

복지리가 먹고 싶다

이제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간다고 하면 이제는 옛날처럼 들리지만 지금도 내게는 월성원자력현장에서의 근무 기간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 당시 시골 구석에서 따분함을 극복할 수 있게 한 몇 가지 중의 하나가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여름에는 근처에서 잘한다고 하는 삼계탕집, 개고기집, 횟집 등을 찾아 다니며 점심을 해결하거나 또는 저녁 술 한잔 걸친거나 하는 것이 작은 재미 중의 하나였는데, 그 중에서도 술 마신 다음 날 복지리 한 그릇 먹으러 가는 것이 유난히 즐거웠다.

보통 술 마시고 다음 날 아침 해장은 '해장라면'으로 해결할 때가 많았는데, 가끔 가까운 선배랑 시간이 맞아 내키면 근처에서 잘 한다는 복집에 찾아가 점심 겸 해장을 하곤 하였다. 한번 가서 식사를 할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하고, 또 음식 기다리고 먹고 하면 1시간은 훌쩍 넘어가는데다 가격도 자주 먹기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이렇게 복지리 한 그릇 뚝닥하면 그 날 오후내내 시원한 기분으로 보내고, 전날 밤 술에 지친 몸도 말끔해지는 기분이었다. 물론, 이렇게 보신하고 다시 술 먹는 때도 많았지만... ^^;

독성이 강해 위험하기에 음식점도 잘 가려 다녀야 겠지만, 일단 믿을만한 곳이 있다면 모두에게 가끔 권하고 싶은 생선이 '복'이다. 껍질에도 독기운이 남아 있어 예민한 사람은 복지리만 먹고도 얼굴 근육이 굳는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수정이다. 방학이나 휴가를 맞아 근무지로 어쩌다 놀러왔을 때 복지리를 함께 먹으면 독에 취해 오후 내내 고생하곤 했는데 그래도 맛은 좋다고 하던 기억이 난다.

그 복지리가 가끔 먹고 싶어진다. 그 때 한가롭게 점심 먹으러 운전하던 그 해변가 마을길도 그립고, 그 때 '후우 후우'거리며 탕그릇에 함께 숟가락 담그던 사람들도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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