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2, 2004

이사

한창 쏘다니며 여기 저기 다니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지질 않던 20대 때에는 '집'이라는 것에 대해 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가 쉴 수 있는 공간, 잠시 기거하는 곳이라 생각될 뿐,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어느 한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은 '정지'라고 느껴졌고, '집'이라는 물체에 대한 집착은 그 만큼 소유욕의 팽창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였다. 하나를 더 소유한만큼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였고.

30대 중반이 되는 지금, 나이가 들었나 보다. '집'이라는 것이 이제는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동적인 생활을 하더라도 돌아올 나만의 공간, 한결같은 나만의 공간이 점점 더 아쉬워진다. '집으로'라는 표현이 이젠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엊그제 이사를 했다. 북경에서의 생활 1년을 제외하면 런던에서 생활한지 4년, 그 동안 6번을 이사했더니 한 곳에서의 평균 거주기간이 8개월 뿐이 안된다. 잦은 이사는 정신건강에도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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